[미디어] 긴박했던 이스라엘 구출 작전 180분 재구성

출처: 조선일보 / 작성: 이철민 기자 / 업데이트: 2024.06.10. 오후 1:22 수정2024.06.10. 오후 2:37


토요일이었던 8일 오전 11시가 조금 안 된 시간, 이스라엘 대테러 경찰특공대인 야만(Yaman)과 첩보기관 신베트(Shin Bet) 요원들은 가자 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누세이라트 난민촌의 아파트 건물 두 채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인 인질 4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구출 작전의 이름은 ‘여름의 씨앗들(Seeds of Summer).’

이스라엘은 적의 허를 찌르기 위해 일부러 '대낮'을 택했다. 성공하면 8개월 째 접어든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 국내 여론과 사기를 되살릴 기회가 되지만, 실패하면 하마스 테러범들이 즉시 인질을 처형할 수 있는 매우 리스크(risk) 높은 작전이었다.


8일 오전 11시쯤 할레비 총장이 "작전 개시" 명령을 내렸고,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미리 선정한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 내 건물들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폭격 개시와 더불어, 이스라엘을 출발한 경찰 특공대 야만과 신베트 요원들은 2대의 민간인 차량을 타고 누세이라트 난민촌으로 들어갔고, 현장 구출 작전이 시작됐다.


공중에는 이스라엘군의 공격 헬기 수 대가 낮게 떴고, 10여명의 특공대원들이 신속하게 현장으로 진입하여 하마스 대원들을 제압했다.

현장에서 구출된 26세 여성 인질 노아 아르가마니는 납치된 지 245일 만에 구출되었고, 이 날은 노아 아버지의 생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100m 떨어진 건물에서 전개된 구출 작전은 기습에 실패했다.

야만 특공대 팀장은 진입 중에 총상을 입었고, 결국 사망했다. 치열한 교전 끝에 인질 3명을 구출했지만, 탈출할 차량이 하마스의 로켓탄에 맞아 파괴됐다. 대기하고 있던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탈출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공습을 시작했고, 동시에 탱크와 포들도 포격을 시작했다.

가자 지구의 이 좁은 거리는 계속된 폭발로 혼돈에 빠졌다. 이 틈을 타 이스라엘 특공대원들은 해안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고, 인질 구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가자를 장악한 테러무장집단 하마스의 보건부는 9일 이스라엘 구출 작전으로 주민 274명 이상이 살해됐다고 발표했으나 이 중 몇 명이 하마스 대원이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또 "4명의 인질을 구하는 과정에서 미국인 1명을 포함한 인질 4명이 살해됐다" 며 이들이 희생된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는 하마스의 허위 심리전일 수 있다고 보도하며, 약 100명의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알지만, 이는 하마스가 인구 밀집 주택가에 인질을 억류하고 이곳에서 전투를 한 탓" 이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7일 테러집단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 인질 251명이 끌려가고 1200여 명이 살해됐다. 이후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희생자는 10일 현재 3만7000여 명(하마스 주장)에 달한다. 남은 이스라엘 인질은 120명, 이 중 30명 가량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